[세월호 침몰 참사] 박근혜 대통령 분향소 방문… 유족들의 절규와 호소

[세월호 침몰 참사] 박근혜 대통령 분향소 방문… 유족들의 절규와 호소

기사승인 2014-04-30 01:59:00
[쿠키 정치]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29일 아침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박근혜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유족들의 절규와 호소가 이어졌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 아버지는 무릎을 꿇은 채 “어느 나라 경찰에, 군대에 우리 아기들 살려달라고 해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자기 목숨 부지하려고 전전긍긍하기만 했던 해경 관계자들을 엄중 문책해달라”고 할 때는 분노가 튀어 나왔다. 한 희생자 어머니는 “대통령님, 우리 새끼들이었어요. 끝까지 있었어야지. 현장에 있으셨어야죠”라고 절규했다. 이어 “지금 (정홍원 총리) 사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대통령 자식이잖아요. 내 새끼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자식이에요. 마지막 못 올라온 아이들 죽이지 마시고, 부모들 죽이지 마시고…”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학부모는 “선장을 (감옥에) 집어넣고 그런 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정말 해양수산부부터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이 나라 떠나고 싶은 국민이 이렇게 많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토로했다. “내 자식이라 생각했으면, 내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어떻게 할 건지 그 마음으로 해주세요”라고도 했다.

사고에 희생된 단원고 2학년 권모군의 형은 “바라는 거 하나도 없고 보상도 필요 없습니다. 아직 남은 아이들, 차후에 더 거짓이 방송되지 않도록 거짓이 알려지지 않도록, 그것만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먼발치에선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한테 먼저 인사를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반말과 함께 욕설도 들렸다.

검은색 투피스 차림의 박 대통령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 유족이 “안치할 곳이 없어 (인양된) 아이(사체)를 데리고 집에서 하룻밤을 재웠대요. 이게 말이 됩니까”라며 펑펑 울자 박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가족들 요구가 어떻게 이렇게 중간에서 (바뀌게) 됐는지 제가 알아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족들의 손을 부여잡으며 “그렇지 않아도 국무회의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동안의 쌓여온 모든 적폐를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서 희생된 모든 것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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