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 '박심' 논란 불똥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 '박심' 논란 불똥

기사승인 2014-05-02 20:24:00
[쿠키 정치]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또 다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들먹이며 막말 수준의 발언을 주고받았다. 정책 대결은 뒷전이고 네거티브 공방만 난무했다.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은 2일 서울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정견발표부터 날선 발언들을 주고 받았다.

포문은 김 전 총리가 열었다. 김 전 총리는 서울시장으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설명하던 중 “박근혜 대통령도 저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 생활을 하면서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코드 인사를 하면서도 (저를) 대법관으로 임명했고,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감사원장, 총리로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치적 인연이 없는 많은 분들이 박 대통령을 도우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서울 용산국제업무사업을 언급하던 중 “이 사업을 망친 사람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고 지금 김 후보의 정책 특보다. 제가 시장이 되면 사법처리하겠다”고 ‘돌출’ 폭탄발언을 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대통령 출마 권유’ 발언에 대해 “핵폭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특정 인물에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 모르느냐”며 “노 전 대통령은 선거 중립을 위반해 탄핵당할 뻔 했고,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가 됐다.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모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을 이렇게 위험에 빠뜨리는 발언을 한 사람이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면서 “저는 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정치적으로 목숨을 걸었지만 한번도 제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팔아본 적 없다”고 우회적으로 박심에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질타하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정 의원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최근 설문 조사 결과 74%가 정부 발표를 못 믿겠다고 답변했다”며 “특히 85%는 세월호급 참사가 또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현재 서울시의 안전방재예산은 34억원인데 100억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며 “1%의 서울시민이라도 재난대응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김 전 총리는 “세월호 참사 사건의 기본 원인을 들여다보면 기업의 안전 불감증과 부패 비리 구조가 연결돼 있다”며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을 걸고 넘어졌다.


황우여 대표 등 당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자와 각 후보들이 환호성을 자제해달라고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중간 중간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경쟁 후보에 대한 야유도 쏟아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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