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나와바리'…아이들 핸드폰 인도 거부한 유가족

[세월호 침몰 참사] '나와바리'…아이들 핸드폰 인도 거부한 유가족

기사승인 2014-05-07 15:40:01

[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1. ‘세월호 침몰’의 진실이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대체 왜 선장과 선원들은 수백명의 아이들을 ‘수장 아닌 수장’시키고 서둘러 탈출했을까요? 해경은 그 골든타임 때 왜 그토록 초보적 수준의 구조 활동을 벌인 걸까요?

2. 사실(fact)와 상상력을 총동원해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요소가 너무나 많습니다. 할머니들이 “귀신에 홀렸다”라고 하는데 그 표현이 가장 적절한 걸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인재이자 범죄임을 누구나 알 것입니다.

3. 저는 사건 발생 아흐레째 이 코너를 통해 ‘수장된 핸드폰을 확보해 (아이들이) 언제까지 살아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능한 선의의 정부’가 해악을 끼쳤다고 덧붙였고요. 그러면서 아이들의 해원을 하기 위해서라도 피해자 가족이 주검으로 올라온 자녀의 핸드폰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4. 그 한 대목입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올라온 자식의 핸드폰을 챙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망자들은 죽어가면서까지 구조 요청을 했을 것이고 그 수단은 핸드폰이었을 겁니다. 밧데리 수명이 다하지 않는 한 그들은 송신이 되던 안 되든 끊임없이 자신들의 상황을 외부로 알리려 했을 겁니다. 실제 24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선미 3층 격실에서 수습된 시신 중 핸드폰을 꼭 쥔 채 발견됐다고 하니 그럴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학생들은 침몰이 시작되고 살아 있는 시간 동안 그들은 핸드폰으로 엄마를 간절히, 울부짖으며 찾았을 겁니다. 통화가 안되면 문자를 날렸을 것이고, 문자가 안되면 사진이라도 찍어 전송하려 했을 겁니다. 에어포켓이 있어 살아 있었다면 그들은 분명 핸드폰을 손에 놓지 않았을 겁니다.’


5. 이에대해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그럼 지금까지 찾은 아이들의 핸드폰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을 텐데…” “진짜요! 진짜~~~완전 공감!!” 등으로 의사 표현을 해주셨습니다.

6. 그런데 사건 발생 22일째인 7일, 희생자 유가족이 핸드폰 인도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날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희생자 핸드폰 14대가 수거됐는데 이 중 11대가 피해자 가족이 동의하지 않아 수거를 못했다고 합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죠.

7. 합수부 관계자에 따르면 “유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핸드폰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며 “현재 확보된 핸드폰에 대해 대검에 복원과 분석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8. 불신.

해경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관련 관계 기관은 그 중요한 시간, 속칭 ‘나와바리(폭력단 등의 세력 범위)’를 따지고 있었습니다. 불신의 원인이었죠. 중국 원장전(元章典)에 보면 ‘도둑을 잡는 데는 구역 따지지 말라’고 했는데 하물며 목숨을 구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나와바리’를 겨누었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9. 그럼에도 희생자 유가족분들, 합수부를 믿고 핸드폰을 넘겨주셨으면 합니다. 국민이 이렇게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데 어찌 진실을 감추겠습니까. 그 핸드폰을 통해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해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실을 가린 자들을 철저히 응징해야 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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