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당시 혼자 살겠다고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이준석(69) 선장이 3년 전 여객선 사고 때도 “대기하라”라고만 지시해 승객들을 어둠 속에서 불안에 떨게 했다.
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이 입수한 ‘이준석 선장 승무 경력증명서’에 따르면 이 선장은 2007년 3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6322t급)에서 1등 항해사와 선장을 번갈아 맡으며 근무했다.
오하마나호는 2011년 4월 6일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에서 제주를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운항 30분 만에 기관실 전기공급시스템 고장으로 전기가 나간 채 표류했다. 당시 이 선장은 1등 항해사로 근무했다.
오하마나호는 오후 10시30분쯤 임시 수리를 마치고 7일 오전 0시15분쯤 인천항으로 회항했다. 하지만 수학여행에 나선 고등학생 430명을 포함한 승객 648명은 5시간가량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선장을 포함한 승무원들은 전기가 끊겨 배 전체가 암흑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세월호 침몰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선장은 사고 여객선의 1등 항해사였음에도 회항 뒤 별다른 제재나 주의 조치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사고 후 2011년 4월 8일부터는 오하마나호의 선장을 맡아 여객선을 운항했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시 미흡한 대처와 안일한 처신이 결국 3년이 지나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운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총 6건의 해상사고를 일으켜 전국 여객선사 중 가장 많은 사고를 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로부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작년 해수부가 전국 56개 선사를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18위 안에 들어 상위권에 포함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사진=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