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석푸석한 얼굴에 슬픔이 드리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떨 군 채 연신 눈물을 훔치는 희생자 어머니도 있었다. 위로를 받아야 할 유족들이지만 자신들보다 실종자 가족들이 더 큰 슬픔에 빠져있다고 보고 위로를 하러 온 것이다.
“얼마나 힘드십니까. 마음이 얼마나 아프세요. 뭐라도 드셔야 할텐데.” “돌아올거예요. 꼭 올거예요. 기운 차리시고 아들을 만나야죠. 금방 올거예요.”
희생자 유족이 체육관 바닥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실종자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슬픔이 더 큰 슬픔을 안아주고 있었다.
실종자 어머니는 “장례는 잘 치루셨어요. 정말 다행이네요. 우리애도 곧 돌아오겠죠. 근데 정말 돌아올까요.”라며 결국 오열하기 시작했다. 다른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도 함께 울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자원봉사자들도 쏟아지는 눈물을 두 손으로 가렸다. 자식을 싸늘한 주검으로 맞이해 먼저 장례를 치룬 것이 미안한 듯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모습에 진도체육관 전체가 숙연해졌다.
유족들은 자리를 옮겨 팽목항에서 다른 실종자를 가족들을 만났다. 찬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안아주며 위로했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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