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현재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한 학교는 연세대와 경희대 등 2곳이다. 연세대 교수 131명은 지난 14일 ‘슬픔을 안고 공동체 회복의 실천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선원들을 포함한 청해진해운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구조의 난맥상을 보여 온 해양경찰과 정부 당국의 책임도 이에 못지않게 엄중하다”며 “세월호의 비극을 국민적 참회와 반성의 계기로 삼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소속 교수 179명도 ‘스승의 날을 반납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놨다.
두 학교 외에 서울대 교수협의회도 이와 관련해 회장단 회의를 열기로 했고 덕성여대 등 다른 학교에서도 교수협의회 등의 조직을 중심으로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학 교수들이 연쇄적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대부분이 학생인데 어떤 형식으로든 의견을 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교조 교사 1만5000여명은 15일 스승의 날에 맞춰 세월호 침몰 사고를 둘러싼 정부의 대응을 규탄하는 ‘교사선언’을 발표했다. 전교조는 특히 청와대 게시판에 정권 퇴진운동을 거론한 글을 올린 교사 43명을 교육당국이 징계하려 하는데 대해서도 “이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해당 글을 올린 교사들의 신원과 참여 경위를 파악해 보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일각에선 교육당국의 움직임이 교사들을 오히려 자극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원성 게시판의 글을 문제 삼아 징계까지 거론하면서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