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비 100만원 줄게” 대학생 속여 학자금대출금 6억 가로챈 20대 체포

“수고비 100만원 줄게” 대학생 속여 학자금대출금 6억 가로챈 20대 체포

기사승인 2014-05-20 09:13:00
[쿠키 사회] 수고비를 챙겨준다며 거액의 학자금 대출금을 가로챈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대학생들에게 수억원 상당의 학자금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뒤 이를 가로챈 혐의(상습사기 등)로 김모(24)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1시쯤 전주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난 대학생 황모(22)씨에게 “국가보조금을 받으려 하는데 돈이 조금 부족하다”며 “대출을 받아 통장으로 이체해주면 원금을 갚고 다음날 수고비로 10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황씨의 대출금 2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5일 뒤 황씨가 빌려간 대출금을 갚으라고 독촉하자 자신의 차량에 강제로 태워 감금하고 “다른 대학생을 소개시켜 주지 않으면 안 보내주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2011년 8월부터 같은 수법으로 고교 후배와 대학생 등 40명의 학자금대출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범행 초기 몇 명의 대학생들에게 실제로 수고비 1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다른 친구를 소개시켜주면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며 대출금을 자신에게 줄 대학생들을 모집했다.

김씨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이 제1 금융권에서는 대출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대출절차가 간편한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도록 유도했다. 또 제2 금융권의 학자금대출 한도가 최대 1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고 대학생 한 명당 2~3곳에서 대출을 받게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김씨는 대학생들로부터 6억7500만원을 가로챘다. 항의하는 대학생들에겐 온몸의 문신을 보여주는 등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서 김씨는 “렌터카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자금이 부족했다.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를 입은 대학생들의 채무상환을 위해 제2 금융권과 협의, 이자가 감면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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