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똑같은 동양인”… 두산 강타자 호르헤 칸투 인종차별 리트윗 논란

“얼굴 똑같은 동양인”… 두산 강타자 호르헤 칸투 인종차별 리트윗 논란

기사승인 2014-05-20 16:30:01

[쿠키 스포츠]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멕시코 출신 강타자 호르헤 칸투(32)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다른 네티즌의 게시물을 재배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칸투는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 중·고교생으로 추정되는 14명의 얼굴을 비슷하게 변형한 멕시코 여성 네티즌의 게시물을 리트윗 했다. 게시물에는 스페인어로 ‘도전. 5개 문항에 답하라. 어떤 학생이 자고 있는가. 쌍둥이 형제를 찾아라. 쌍둥이 자매를 찾아라. 소녀는 몇 명인가. 누가 교사인가’라고 적혀 있다. ‘눈매가 가늘어 자는 것으로 보인다’거나 ‘얼굴에 특징이 없어 나이나 성별을 구분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문항들이다. 미주·유럽인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칸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강타자다. 올 시즌 첫발을 내딛은 우리나라에서는 두산의 4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칸투와 관계를 맺은 다수의 우리나라 야구팬은 문제의 리트윗에 즉각 반응했다.

20일 SNS에는 “우리나라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가 아시아인을 비하한 게시물을 소개한 것은 관중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재배포 행위만 놓고 인종주의자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반박도 나왔지만 비난 여론을 뒤집진 못했다.

트위터에서 리트윗은 재배포 외에도 동의나 지지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경기장에서 우리나라 선수나 관중을 모욕하지도, SNS에서 아시아 네티즌에게 폭언을 퍼붓지도 않은 칸투가 인종주의자의 오명을 뒤집어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칸투는 논란이 불거지자 문제의 리트윗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칸투는 트위터에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오해를 안겼다. 끔찍한 실수였다. 나도 인종주의와 차별을 혐오한다”며 한국에서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는지 팬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