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후보들 첫 TV 토론서 ‘난타전’

서울시교육감 후보들 첫 TV 토론서 ‘난타전’

기사승인 2014-05-23 15:54:00
[쿠키 정치]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이 23일 첫 TV토론회에서 물고 물리는 난타전을 벌였다. 고승덕-문용린-조희연(가나다 순) 후보 ‘3자 구도’로 진행된 가운데 단골 소재인 이념 공세는 물론, 후보 개인의 과거 경력이나 건강 문제까지 거론하며 상대 후보를 흠집 내려 했다. 세월호 참사로 교육계 최대 화두가 된 학생 안전문제에서는 각론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한목소리를 냈다.

캠프별 선거 전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TV토론이었다. 문 후보와 조 후보는 각각 보수·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라고 주장하며 ‘이념 프레임’을 활용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 문 후보는 모두발언을 “보수 단일후보 문용린입니다”라고 시작했고, 조 후보 역시 “민주진보 단일 후보”라며 운을 뗐다. 특히 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러닝메이트’라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박 시장의 희망 서울을 조의현의 희망 교육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조 후보는 자사고 문제, 학생인권조례 등 여러 정책에서 전교조와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라며 색깔론에 불을 지피려다가 다른 후보들에게 역공을 당했다. 문 후보는 2012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당시 이수호 후보를 전교조와 묶어 집중 공략해 손쉽게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후보는 “문 후보가 철지난 색깔론을 준비해왔는데 그에 대해 따로 말은 안 하겠다”고 응수했고, 고 후보도 “선거 때만 되면 전교조를 공격하고 선거가 끝나면 사과하며 어설프게 그러는 것보다 이념을 버리고 교육은 교육답게 하는 교육감이 필요하다”며 비판했다. 문 후보는 교육감 선거가 끝난 뒤 전교조에 사과한바 있다.

고 후보는 두 후보가 진영 논리에 매몰돼 있다며 싸잡아 공격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존치 논란에서 문 후보가 존치, 조 후보가 폐지를 주장하자 “과연 장단점을 따져보지 않고 평가하는 게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교육은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진영 논리에 따라 미리 결정한 것은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고 후보는 자신의 교육경력을 부각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모두발언부터 “10년 간 청소년 활동을 했다. 10년 넘게 진로 멘토링, 청소년 쉼터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대중에게 펀드 매니저나 변호사, 정치인 등으로 각인돼 있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다른 후보들도 자신의 교육 경력을 강조하면서 고 후보의 이런 약점을 집중 부각시키려 했다.

특히 문 후보는 자신이 ‘30년 동안 교육에만 매진해 온 교육 전문가’라는 점을 피력하며 고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 후보는 “고 후보는 판사, 펀드매니저, 국회의원도 하셨는데 왜 교육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교육에 어떤 경험이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조 후보도 “(고 후보가) ‘BBK 변호사’, ‘철새 정치인’이라는 의혹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떤 답변을 할 것이냐”고 물었다.

고 후보는 “교육감 선거 토론회에서 근거 없는 비방은 하지 말자고 합의하고 나왔는데 그런 식의 발언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라며 “오히려 청소년 관련 경험이 많다. 다른 후보들처럼 대학 교수들과는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토론 막바지로 갈수록 상호비방 수위가 높아졌다. 얼굴 붉히는 상황도 빚어졌다. 상호비방전에 다소 거리를 두고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던 이상면 후보도 가세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와 소통이 안 되는 이유가 뭐냐” “문 후보가 건강이 안 좋아서 시의회와 예산 문제를 못 푼다는 설이 있다”라며 문 후보에게 칼끝을 겨눴다. 문 후보는 “말 같지도 않은 말에 답할 가치를 못 느낀다” “내 건강을 이렇게 귀한 자리에서까지 염려해줘서 감사하다. 그러나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응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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