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은 농업을 뜻하는 영어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반 물가까지 함께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소비자들로서는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옥수수 설탕 커피 대두 등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이 많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올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앞다퉈 나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한국 기상청은 엘니뇨 감시 구역의 해수면온도가 최근 평년보다 다소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고 여름철 동안 엘니뇨로 발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해외 기상청들도 비슷하다. 호주 기상청은 이르면 7월부터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70%를 넘는다고 예측했고, 미국 기상예보관들도 올해 연말까지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65%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칠레 등 남아메리카 연안 해수가 따뜻해지는 현상을 뜻하는 엘니뇨는 여러 자연 재해를 낳는다. 특히 홍수와 가뭄을 불러와 농업에 큰 타격을 입힌다. 엘니뇨가 관측된 2009~2010년 대우증권의 분석 결과를 보면 2009년 5월 말부터 이듬해 연말까지 면화(154%), 원당(106%), 커피(75%), 옥수수(44%) 가격이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주요 농축산 원자재 가격은 이미 평균 33% 정도 오른 상황이다.
엘니뇨의 영향은 비단 농업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가뭄으로 수력 발전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광산 지대에 홍수가 일어나면 니켈이나 아연 등 광물 자원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엘니뇨의 발생 정도에 따라 국내 물가나 관련주의 주가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