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후보 미 영주권 논란…본인은 영주권 없어, 두 자녀는 시민권 보유자
서울시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승덕 후보는 자녀들의 미국 거주 사실과 영주권 보유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진보진영 대표로 나선 조희연 후보가 25일 “고 후보가 두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시켜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고, 고 후보 자신도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조 후보는 “고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보유한 게 사실이라면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될 자격이 없으며 미국에 가서 교육을 담당하는 게 더 낫다”고 비판했다.
이에 고 후보는 ‘조희연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통해 “미국에서 2년간 일한 로펌회사 베이커앤맥켄지에서 더 일하라며 영주권을 받으라고 권유했지만 영주권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싶다는 제 생각이 명확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다만 자녀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시인했다. 그는 “자녀들의 미국교육은 사실이며, 영주권이 아닌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유학 시절 태어나 자동적으로 미국국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전처와 결별 과정을 겪으면서 미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는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미국으로 떠나보내게 됐다”고 부연했다. 고 후보는 조 후보에게 “교육감 선거는 ‘정치’가 아니라 ‘교육’”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교육감선거를 혼탁하게 만든 데 대해 저는 물론 서울시민에게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고 후보 ‘전교조 문제만큼은 제대로 대응하겠다’ 발언 논란
고 후보는 앞서 지난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임원회의에 참석해 ‘전교조 문제만큼은 무슨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미 구설에 올랐다.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계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의 발언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전교조를 마치 문제단체로 폄훼하며 교육감 직위를 이용해 전교조를 조치하겠다는 철없는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전교조는 “선거기간 중 우익인사들과 결탁한 일부 후보들이 ‘전교조’를 선거에 악용하기 위한 각종 허위비방에 대해 명예훼손 및 선거법 위반 고소 등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고 후보는 26일 라디오방송에 나와 “전교조와 전교조 문제는 다르며, 전교조라는 단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부 교사들이 정치중립성에 위배되는 집단행동을 한 사례는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당시 한기총 임원들에게 인사를 한 뒤 한 분이 ‘전교조 문제 어떻게 하실 거에요’라고 물어서 ‘제가 전교조 문제만큼은 제대로 대응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잇따른 발언 논란과 공방이 이어지자 인터넷에는 “교육감들만이라도 비방하지 말고 정책으로 대결해라” 등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