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가 두 번째 토론회에서 열띤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 후보는 26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시의 안전 대책과 발전 방안 등을 주제로 공방했다.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 지하철 2호선 추돌 사고에 대한 책임론과 무상급식의 잔류농약 발견을 주장하며 박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는 지하철 사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농약급식’ 주장에 대해서는 “시 직원들이 학교로 들어가기 전에 발견하고 차단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정몽준 후보의 개발위주 공약을 놓고 공세를 벌였다. 박 후보는 “낡은 시대, 낡은 패러다임, 낡은 개발의 시대와 결별해야 한다”며 “시민의 이익과 안전 환경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공약을 접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흥 후보도 현대중공업의 산업재해 등을 앞세워 정몽준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인명사고 한 건당 6억원의 벌금을 물게 하는 ‘기업살인처벌법’의 제정을 촉구한 정태흥 후보에게 정몽준 후보는 “6억원으로 되겠는가. 몇 십억원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되받기도 했다.
정몽준 후보는 정태흥 후보에게 국가관과 당의 정체성을 놓고 집중적으로 공세했다. 반미청년회 활동 경력을 묻는 정몽준 후보에게 정태흥 후보는 “효선이·미순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활동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과의 공조에 대한 입장을 놓고 공방하는 과정에서 정태흥 후보는 정몽준 후보에게 “SOFA(주한미군지위협정)가 무엇인지 알기는 하는가”라고 물어 주목을 끌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지방선거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안전 대책은 이번 토론회에서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정몽준 후보는 “시장 직속으로 재난재해를 총괄하는 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식품·재난안전에 24시간 대응하겠다”며 “지하철 안전을 위해 종합방재시스템을 전면 교체하고 모든 차량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는 “시민에게 이미 약속한 10대 안전공약을 지키는 서울을 만들겠다”면서 “안전 예산 2조원을 추가 확보하고 노후 차량을 교체하겠다. 골든타임 목표제로 단 한 명의 시민도 시간이 없어서 사망하는 상황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태흥 후보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부에 단 한 표도 주지 않아야 한다”며 “사고의 철저한 규명을 위해 대통령을 포함한 진상조사를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