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경기도 오산에는 ‘문화공장’이 있다. 예술제품을 만드는 공간을 말한다. 21만 소도시 오산의 대표상품을 꼽으라면 ‘문화’다. 아트를 만드는 문화공장오산은 2012년 9월 문을 열었다. 오산시의 한 해 예산이 1000억원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 76억원짜리 미술관이 들어선 것이다.
개관 이후 ‘예술 바람’이 불고 있다. 평균 연령 32.1세인 이곳 엄마들이 체험 미술을 좋아해 문화공장오산 1층은 아예 체험교육실로 꾸며졌다. ‘못 말리는 놀이터’ 시리즈 등 1년에 6회째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 도시인 화성과 평택에서도 단체관람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다. 이와 함께 수준 높은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개관기념 전시로 구성수 오형근 정연두 작가가 참가한 ‘오산 포토페스티벌 오산사람들’을 열었다. 또 김동기 김종구 노주환 박철호 심영철 임근우 작가 등이 동참한 뜻밖의 풍경 전을 열기도 했다. 2012년에는 조각가 김운성 김서경 부부가 위안부 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금 오산에는 특별 기획전 ‘상상공장-살아있는 미술관’ 전이 열리고 있다. 구본석 김성호 김진화 박현웅 서희화 소현우 이이남 전경선 정찬부 등 작가들의 상상력 풍부한 작품들이 6월 29일까지 전시된다. 중부권의 전문미술관으로서 다양한 전시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참여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는 문화공장오산에 걸맞은 전시다.
딱딱한 전시형태의 작품이 아니라 작품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함, 그리고 마치 신비의 공간에 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돋보인 작품들로 구성됐다. 미술관 야외에 설치한 컨테이너공간에서는 자연친화적인 인간과 동물들이 집단화된 장소에서 상호경쟁을 하듯이 변화를 관찰, 탐구하는 코너를 만날 수 있다.
실내 전시장 2층에서는 오산의 삶 속에서 배어나오는 현대미술 작품들이 즐거운 개념미술(평면, 부조, 입체설치) 작품으로 구성됐다. 현대 산업의 발달과 함께 쏟아져 나오는 폐 기자재를 이용해 평면, 부조, 설치 등으로 조형화한 작품들이다.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작품들로 어린이에게는 상상력과 탐구력을, 어른들에게는 재생예술을 체험케 한다.
실외 컨테이너박스는 미술작품들을 밖으로 끌어내 좀더 관람객과의 자리를 좁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오산의 다양한 삶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 동물, 마법으로 움직이는 로봇맨 등 상상이 현실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미술관 밖의 또 하나의 미술을 확인하는 자리로 선보이고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오후 6시(031-379-9930).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