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LA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이 자신의 승리를 날릴 뻔한 ‘털복숭이’ 중간 계투 브라이언 윌슨(32)을 배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홈경기에서 7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국내외 야구팬들을 흥분시켜놓고 자신을 승리를 날릴 뻔한 동료까지 위로한 류현진의 마음씨에 우리 야구팬들이 흐뭇해하고 있다.
국내 야구팬들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류현진이 쾌투하며 팀의 4대3 승리를 견인하자 박수를 보냈다. 류현진이 멋진 투구로 5승을 올린 것도 즐거운 소식이었지만 류현진이 윌슨을 토닥거리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에도 주목했다.
윌슨은 8회초 1아웃 주자 2명이 나간 상황에 류현진의 바통을 받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안타를 얻어맞으며 추가 2실점한 뒤 주자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애초 류현진이 내보낸 주자들인 만큼 류현진의 자책점은 3으로 늘었다.
류현진은 그러나 윌슨에게 불평하지 않았다. 윌슨이 힘없이 덕아웃으로 내려오는 순간 류현진은 오른손으로 윌슨의 엉덩이를 툭 치며 위로했다. 그 순간 류현진의 표정은 ‘별 일 아냐’라고 말하는 것처럼 덤덤했다.
류현진의 행동에 우리 야구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퍼펙트 경기를 놓쳐 아쉬움이 큰 상황에서 자신의 뒤를 받쳐주지 못한 윌슨을 격려하다니 마음 씀씀이가 대인배 같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류현진 역시 좋은 선수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저런 행동 하나하나가 류현진을 진짜 큰 선수로 만드는 게 아닐까”라는 식의 글이 이어졌다.
경기는 다행히 후속 투수인 켄리 잰슨이 잘 마무리하며 해피앤딩으로 끝났다. 류현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점수를 준 윌슨이 다음에는 잘 막아 주리라 믿는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