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KBS 본관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놓고 9시간이 넘는 격론을 벌인 끝에 자정을 넘긴 29일 새벽 1시 임시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KBS 이사회 야당 측 이사 4인은 지난 19일 방송편성의 독립성을 보장한 방송법 44조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제출했고 21일과 26일 논의를 거쳐 이 안건이 상정됐다. 하지만 이사들 중 오늘 표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부딪히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29일 오전 5시부터 언론노조 KBS 본부(새노조)와 KBS 노동조합(제1노조)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한다. 두 노조는 이날 오후 3시 파업 출정식을 열기로 했다.
전 직군에서 70% 이상의 팀장급 간부가 보직 사퇴했고 모든 직능 협회에서 사장 퇴진의 뜻을 모았기 때문에 대체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도 기능 뿐 아니라 교양, 예능 등 방송 전체가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KBS는 6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 개표방송과 보름을 앞둔 2014 브라질월드컵 중계방송 등에서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길 사장은 그간 양대 노조의 움직임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수사당국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해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