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도움없이는 성관계 어려워”… 서울대 대학원 성폭행 사건 무죄 확정

“상대 도움없이는 성관계 어려워”… 서울대 대학원 성폭행 사건 무죄 확정

기사승인 2014-05-30 13:56:00
[쿠키 사회] 자신에게 논문지도를 받던 여자 후배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서울대 대학원생이 대법원에서 ‘성기 기형’을 인정받아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강간·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3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봐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10년 3월 A씨를 성폭행하고 학교 내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씨가 ‘나는 네게 지식을 줬는데 넌 내게 뭘 줄 것이냐’ ‘내 부인이 아기에게 몰두해 있어 관계가 소원하니 내 욕구를 대신 풀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일관되게 말하고 있고 논문 지도를 받는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를 무고할 이유가 없다며 이씨에게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씨는 2심에서 자신의 신체감정 결과를 새로운 증거로 제시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자신이 선천적으로 성기가 한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는 음경만곡증(페이로니씨병)이 있어 상대의 도움 없이는 정상적 성관계가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신체적 기형 탓에 강제로 성관계할 경우 상대방이 상당한 통증을 느꼈을 텐데도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는 점도 무죄 근거로 삼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