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박태균 작가의 ‘오’ 등 작품은 문자를 바탕으로 하는 그림으로 필법의 조형적인 표현위에 현대적인 색채감을 담아내는 기법이 컴퓨터 작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보편적인 추상회화와는 다르게 문자의 조형성과 형상을 바탕으로 서예와 인쇄라는 관점을 통해 자연과 문명이라는 현상적인 구조들을 예술적 감성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건국대 디자인과 상지대 대학원 섬유공예를 전공한 임하영 작가는 ‘樂’이라는 작품에서 보듯 섬유미술을 통한 회화성을 강조하여 펠트 기법으로 전통적인 미감을 절제된 감성으로 담아냈다. 양모나 울과 같은 천연소재의 촉수(털)를 페인팅적인 대상으로 삼아 회화적인 표현을 밀도 있게 표현하고 있다.
중앙대 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최승일 작가의 ‘Get out of’ 등 작품은 전구나 볼트 너트와 같은 기계적인 부품들을 흑백사진처럼 표현하여 거칠고 두터운 질감의 추상적인 메시지들을 화면 위에 담고 있다. 반복적으로 덧바른 듯한 캔버스 자체가 시간으로 주어지는 의미를 두어 문명과 인간이라는 구조적인 연관성을 흑과 백의 모노크롬적인 색면을 이분적인 대비로 표현했다.
홍익대 미술대학을 나온 황보경 작가는 ‘모란’ 등의 꽃을 바느질이라는 고유한 정신성으로 추슬러 표현하고 있다. 이는 꽃이 피어나는 생명적인 인내와 고난의 과정을 한 땀 한 땀 꿰어가는 바느질이라는 전통적인 의식으로 비교한 것으로 꽃이 가진 화려한 아름다움에 깃들어 있는 아픔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계속된다(02-6262-8114).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