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9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이애미의 세인트토머스대학의 훈련장. 수문장인 정성룡과 김승규, 이범영은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날리는 스킬볼을 막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스킬볼은 선수들이 기본기 훈련에 사용하는 가장 작은 사이즈의 1호공으로 핸드볼 공보다 더 작다. 크기가 작아 다루기가 힘들고, 공을 차면 스피드가 더 빠르다. 김 코치는 2012 런던올림픽 당시에도 스킬볼을 사용해 골키퍼들을 지도한 바 있다.
김 코치는 브라질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스피드가 빨라 스킬볼을 활용하는 것이 골키퍼 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다시 스킬볼을 꺼냈다. 2010 남아공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는 반발력이 좋아 공이 제멋대로 튀었다. 자블라니의 문제점을 보완해 만든 브라주카는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패스와 슈팅 때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하게 됐다. 골키퍼들은 짧은 거리에서 브라주카의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브라주카는 슈팅을 한 후 10~20m 구간에서의 속도가 자블라니보다 더욱 빨라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우리 골키퍼들이 스킬볼로 훈련을 해 적응을 한다면 브라주카를 쉽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룡은 이날 오후 훈련을 마친 뒤 “작은 공을 보다 큰 공을 보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며 “런던올림픽 때 이미 효과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킬볼로 훈련하면 민첩성과 몸의 반응, 집중력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범영도 훈련 후 “스킬볼은 크기가 작고 스피드도 빨라 잡기 어렵다”며 “실전에서 효과를 볼 것 같고, 공을 막는 실력도 향상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