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ISU가 김연아 판정 제소를 기각할 줄 알고 있었어?”

“뭐? ISU가 김연아 판정 제소를 기각할 줄 알고 있었어?”

기사승인 2014-06-05 22:36:55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대한 조사 요구를 기각한 국제빙상연맹(ISU)의 결정에 대해 “처음부터 예상한 일”이라고 평했다. 여론은 또 한 번 들끓었다.

알렉산드르 고르슈코프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회장은 5일 이타르타스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알라 세코프세바에 대한 조사 요구를 기각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오늘 아침 ISU로부터 받았다”며 “예측이 가능한 결과다. 처음부터 예상했다”고 말했다.

세코프세바는 전직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회장의 아내로,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의 금메달과 김연아(24)의 은메달을 판정한 심판 가운데 한 명이다. 경기를 마친 뒤 소트니코바와 포옹하다 들켜 유착 의혹에 휩싸였다.

소트니코바는 당시 최종 합계 224.59점으로 김연아(219.11점)를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은 심판진의 구성이나 채점 과정에서 개최국 러시아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며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4월 ISU에 징계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ISU는 그러나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심판진의 구성은 징계위원회의 판단 범위로 볼 수 없다”며 우리 측의 제소를 기각했다. 셰코프세바와 소트니코바의 포옹에 대해서도 “심판진의 자리를 벗어나 경기장의 지하에서 발생한 상황인 만큼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다”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ISU의 기각과 고르슈코프 회장의 발언에 여론은 또 한 번 분노했다. 특히 “김연아의 은메달 판정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고르슈코프 회장의 발언이 여론을 자극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양심을 포기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세계의 비난이 들리지 않는가”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한 네티즌은 “연맹의 회장으로서 자국 선수의 편을 들 수밖에 없는 입장을 이해하지만 소트니코바의 부진한 경기력을 좋게 평할 필요는 없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일부 네티즌은 “처음부터 예견했다”는 고르슈코프 회장의 발언을 놓고 ISU와 러시아 측 연맹의 물밑접촉 가능성을 제기하며 논쟁에 불을 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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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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