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의 ‘리턴매치’이자 2014 브라질월드컵의 첫 번째 ‘빅 매치’를 앞둔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미드필더 아르엔 로벤(30·바이에른 뮌헨)은 4년간 복수의 칼날을 얼마나 갈았을까.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설욕보다는 실리를 위한 승리를 다짐했다.
로벤은 13일 브라질 시우바도르 시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년 전 패배(남아공월드컵 결승전)가 아직 상처로 남았다. 그 패배는 극복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며 “2012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첼시에 졌을 때도 비슷한 상처를 입었다. 다음해에 우승하면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 결승전의 패배를 이번 대회에서 극복하겠다는 의미로, 네덜란드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힌 발언이다. 로벤의 소속팀인 독일 바이에른 뮌헨은 2012년부터 2년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2012년에는 첼시에 우승을 내줬지만 2013년에는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격파하고 정상을 밟았다. 로벤도 이때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네덜란드는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스페인과 연장 접전을 벌였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스페인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준우승했다. 네덜란드에는 세 번째 준우승이었다. 로벤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자신은 물론 네덜란드의 사상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로벤이 스페인에 대한 설욕보다 우승이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이유로 승리를 다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로벤은 “스페인과의 대결에서 반드시 설욕하기 위한 목적만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더 쉬운 경기를 펼치기 위해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14일 오전 4시 시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벌인다. 칠레, 호주와 같은 조에 편성된 두 팀에는 사실상 B조의 1위를 결정하는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