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이탈리아의 마법사’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를 막지 못해 쩔쩔매다 패했다. ‘빅 매치’다운 명승부였지만 잉글랜드로서는 아쉬운 경기였다.
이탈리아는 15일(한국시각) 마나우스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패스는 피를로를 거쳐 갔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피를로를 몇겹으로 압박해도 유유히 빠져나갔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경기를 이끌었다. 첫 골 역시 피를로의 작품이었다. 전반 35분 피를로가 흘려주며 잉글랜드의 수비수들이 시선이 현혹된 사이 뒤에 있던 마르키시오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나온 발로텔리의 결정적인 슈팅 장면도 피를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 중앙에서 공을 잡은 피를로는 잉글랜드 수비 네 명을 무력화시키는 스루패스를 발로텔리에게 연결했다. 발로텔리의 슈팅을 자기엘카가 가까스로 머리로 걷어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피를로의 진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후반에도 피를로의 안정감은 무너지지 않았다. 피를로는 적절히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하며 팀의 승리를 굳혀갔다. 역습 찬스가 오면 수비수의 뒷 공간을 노리는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며 잉글랜드를 괴롭혔다. 특히 후반 추가 시간에는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을 날려 잉글랜드의 골포스트를 강타하기도 했다.
반면 ‘잉글랜드의 캡틴’ 제라드(리버풀)는 고개를 떨궜다.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춘 조던 헨더슨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제라드는 위협적인 프리킥과 중거리 슛을 날리며 활발히 움직였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사진 = SBS 중계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