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커뮤니티라는 논란이 있는 일베저장소에 ‘사람이 죽어있다’라는 제목으로 여성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는 사진이 올라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베 운영진 측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해 주목된다.
일베 운영진 측은 15일 ‘살인 인증샷으로 배포 중인 SNS, 게시글에 대한 법적 대응’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일베 측은 “‘긴급속보 사람이 죽어있다’ 게시글은 작성 후 1분30초 후 운영진에 의해 삭제 처리됐다”면서 “운영진 측은 악의적 보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했다.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당 게시글 내에 연출된 것임을 밝히고 있고, 작성자가 해당 게시글의 댓글에서 촬영 장면임을 설명했다”며 “그런데 해당 게시글은 SNS와 타 커뮤니티에서 ‘살인 인증샷’으로 둔갑해 급속히 배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주요 내용은 제거하고 악의적으로 배포한 최초 유포자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자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문제의 글을 작성한 일베 회원도 16일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15일 모 방송국에 촬영을 갔었다. 그날 여성이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준비하게 됐고 나는 그걸 보고 찰칵했다”며 “글에는 촬영장이라고 쓰진 않았지만 댓글에서 촬영장이라고 했다. 단지 댓글 놀이를 하려 했다”고 사진을 올린 경위를 설명했다.
이 회원은 또 “내가 철없게 행동해서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정말 죄송하다”고 적은 후 “도대체 최초 글이 어떻게 쓰여 있었는지도 모르면서 유포해 살인자 인증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냐”고 억울해했다.
일베에는 15일 오후 4시30분쯤 ‘긴급속보 사람이 죽어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가정집으로 보이는 장소에 흰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쓰러져 있는 사진 3장이 첨부됐다. 이 여성 머리 주변 바닥에는 붉은색 액체가 묻어 있었고 깨진 화분과 치킨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사진 밑에는 “아침까지 술 먹고 자고 일어나서 눈 뜨니까 사람이 죽어 있다. 신고는 했다. 아! 내가 일베 가려고 주작(조작)했다”는 글이 올랐다.
해당 게시글은 일베 운영진이 삭제하기 직전에 캡처되면서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곧이어 진위 공방이 벌어졌고 일부 네티즌은 경찰에 신고했다.
해명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제 살인 사건이 아닌 것에 안도하며 “일베 회원이 정상인의 범주에서 벗어난 장난을 쳤다”며 비판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