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 이옥경 대표 취임 후 첫 경매 성공적 데뷔

서울옥션 이옥경 대표 취임 후 첫 경매 성공적 데뷔

기사승인 2014-06-18 09:34:55
김환기 정물

작가미상의 표도

피카소 작품

17일 이옥경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려 관심을 모은 서울옥션 제132회 경매에서 낙찰총액 42억 600만원, 낙찰률 69%를 기록했다. 이번 경매는 희소가치가 높은 고미술 수작들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열띤 경합을 보여 고미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미술 가운데 가장 많은 경합을 이끈 작품은 작자미상의 고화 ‘표도’로 500만원부터 시작해 전화와 현장 응찰자의 치열한 경합 끝에 시작가의 8배가 넘는 4200만원에 전화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이 작품은 상서로운 기운을 지닌 호랑이 부부 한 쌍과 새끼 호랑이 세 마리를 나란히 그린 작품이다.

고미술 가운데 최고가 작품은 1억9000만원에 낙찰된 작자미상의 ‘곽분양행락도’로 역시 추정가 6000만~9000만원에 출품되어 열띤 경합 끝에 낮은 추정가의 세 배가 넘는 금액에 낙찰되었다. 이 외에도 우창 이용림의 ‘매화서옥도’가 5000만원(추정가 1500만~2500만원), 작자미상의 ‘관동팔경도’가 1850만원(500만~1000만원)에 낙찰되며 희소성 높은 작품들에 대한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근대 동양화 가운데는 운보 김기창의 ‘죽림칠현’이 1750만원(1000만~1500만원), 남천 송수남의 ‘산’이 1350만원(600만~1000만원)에 경합을 벌이며 추정가를 상회하는 금액에 낙찰되었다. 불교 미술 가운데는 작자미상의 ‘목조지장삼존불감’이 1억2500만원(낮은 추정가 9000만원), ‘심적암아미타극락구품회도’가 1억3500만원(낮은 추정가 8000만원)에 낙찰되었다.

화제를 모았던 이당 김은호가 그린 동학 1, 2, 3대 교주 최제우, 최시형, 김연국 초상은 각각 2600만원에 낙찰되었다. 1915년 이당이 만 23세에 그린 이 초상화는 작가의 묘사력과 세필력이 탁월한 작품으로, 당시 나라에서 인정할 만큼 실력이 뛰어났던 그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고미술품 분야의 경우, 작품을 바라보는 컬렉터들의 수준 높은 안목이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구별해내고, 이러한 관심이 뜨거운 경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경매에서 보여진 고미술품 일부 작품의 치열한 경합 양상도 이러한 시각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서울옥션 측은 말했다.

한국 근현대 작품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번 경매의 특징이다. 김환기의 1950년대 초기작 ‘정물(Still Life)’이 4억7000만원에 낙찰되면서 이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정방형의 화폭에 목기와 조선 백자, 매화 등 김환기가 즐겨 그리던 주요 소재들이 안정적인 구도로 배치된 이 작품은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견고한 조형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최근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모노크롬 작품 중에서는 윤형근의 1975년작 ‘Umber Blue’가 추정가 600만~1000만원에 출품되어 1250만원에 낙찰되었으며, 정상화의 작품 ‘무제 87-1-6’도 3600만원에 낙찰되었다. 박서보의 100호 크기의 2006년작 ‘묘법’ 2점은 각각 4300만원, 4100만원에 낙찰되며, 미술시장의 관심을 증명했다.

이우환의 1980년작 ‘점으로부터’는 1억7000만원, 김창열의 100호 크기의 물방울은 3억2000만원, 변시지의 ‘풍경’은 1300만원에 경합을 일으키며 낙찰되었다. 해외 미술 중에서는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분홍색 장미꽃 유화가 1억3000만원에, 파블로 피카소의 ‘깃털 모자를 쓴 여인’이 2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해외 주요 작가에 대한 미술시장의 관심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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