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 자율권 수호를 외치는 세브란스 교수들의 움직임이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16일 연세의대 강당에서 ‘의료원 자율권 수호를 위한 교수 공청회 및 제2차 궐기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강당 안을 가득 채웠던 1차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교수들은 재단이사회와 총장을 압박하는 피켓시위 등을 해 왔지만 실질적인 답을 얻지 못하면서 교수들의 관심이 줄고 더불어 투쟁도 답보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교수들이 모여 한목소리로 움직이면 재단이사회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재단이사회와 총장은 교수들의 반응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처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6일 궐기대회에서 김원옥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의장은 자율권 침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삭발을 했다. 필요에 따라 단식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재단과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교수들의 관심이 줄자 비대위는 교수들의 단결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백효채 비대위 공동의장은 투쟁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교수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공동의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교수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라며 “교수들이 제안한 내용을 정갑영 총장이 수용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거부하면 그 이후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가 최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교수들이 총장이 내놓은 안을 놓고 토론해주길 바란다. 비대위는 오늘 토론과 별도로 이번주 안에 전체 교수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총장은 추천심사위원회에서 무순으로 3명을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뽑겠다는 것이고, 비대위는 그런 방법은 총장이 마음대로 뽑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맞서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비대위에서 재단이사회나 총장의 의지를 꺾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몇몇 교수는 “의료원 자율권 수호라더니 결국 선거방법만을 논의하고 있다”며 “자율권을 수호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협상안 얘기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