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유족들은 2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소재 해양경찰청을 찾아와 진상 규명에 필요한 초기 구조 영상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법원은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의 증거보전 신청을 받아들여 이날 오후 해경청 본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촬영된 영상자료를 복사·열람했다.
법원이 확보한 자료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해경 경비정 123정, 헬기 511·512·513호가 촬영한 영상파일의 복사본이다.
총 13개 영상파일로 7기가, 1시간 25분 분량이다.
법원은 이날 해경청에 촬영 영상 원본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일단 복사본을 확보했다.
해경청은 원본이 본청에 없는 이유에 대해 123정 촬영분의 경우 123정 이모 경사 휴대전화로 촬영된 것이어서 현재 이 경사가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헬기 511·512호가 촬영한 원본 영상은 광주지검 목포지청이 보유하고 있고, 513호의 원본 영상은 캠코더 용량 문제 때문에 이미 삭제돼 원본은 없고 사본만 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진상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줄 구조 초기 영상을 해경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명선 부위원장은 “일부 영상은 경비정·헬기에 있던 촬영장비가 아닌 해경 휴대전화로 촬영됐다고 하고 513호 영상 원본은 아예 없다고 하니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초기 구조 영상의 원본이 없다면 해경의 기록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중 대한변협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진상조사단장은 “영상자료가 부실하게 관리된 책임에 대해 해경이 명확히 답변해야 한다”며 “우선 복사본 장면을 보고 해경 초기 구조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거보전은 지난 12일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 13일 제주VTS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졌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