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앞 날아든 ‘엿’에 갑론을박… “히딩크가 잘못했네”

대표팀 앞 날아든 ‘엿’에 갑론을박… “히딩크가 잘못했네”

기사승인 2014-06-30 09:59:55

2014 브라질월드컵을 조별예선 탈락으로 마무리하고 30일 오전 4시45분쯤 귀국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맞이한 건 ‘엿’이었다. 공항에서 기다리던 200여명의 팬들 중 일부가 대표팀을 향해 엿 사탕을 던졌다. 월드컵 성적부진을 질타하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인터넷에서는 이 행동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대표팀은 해단식을 갖고 국민들에게 인사를 전할 예정이었다. 대표팀이 취재진 앞에 대열을 갖추고 섰을 때였다. ‘한국 축구는 죽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타난 팬 몇 명이 “엿 먹어라! 한국 축구는 망했다”라고 외치면서 엿 사탕을 투척했다.

엿 사탕을 던진 한 팬이 “축구가 국민에게 엿을 먹였으니 국민이 다시 엿을 돌려주는 게 맞지 않느냐”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인맥으로 선수를 기용해 망했다”고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당황했다.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기자회견 도중 “저희가 엿을 먹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대표팀은 예정보다 빨리 공항을 빠져나갔고, 해단식은 개운치 않게 마무리됐다.

인터넷에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잘 던졌다” “얼마나 실망스러웠으면 그랬겠나” “4년간의 기다림과 설렘을 한순간에 망쳐놨다”라는 등의 옹호 반응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번 월드컵에서의 대표팀 모습이 얼마나 공분을 사고 있는지 알아야할 필요가 있긴 했다. 뭔가 충격적인 표현이 필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어떤 네티즌은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엿이라니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엿 투척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한 사람도 문제인데 옹호하고 있는 사람들도 정말 답이 없다”고 혀를 찼다.

여러 반응 중 “히딩크가 잘못했네” “이게 다 히딩크 때문이다”는 글이 눈길을 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이끈 우리 축구대표팀이 4강에까지 오르면서 축구에 대한 기대감을 너무 높여놨다는 것이다. 축구팬들은 “월드컵 16강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02년 이후로 갑자기 우리 국민들이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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