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의 표창원 소장이 30일 친구를 통해 서울 강서구 수천억원대 자산가를 잔혹하게 살해할 것을 주문한 혐의(살인 교사)의 재선 서울시의회 김모(44) 의원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표 소장은 범죄전문 프로파일러로 박사학위 소지자이다. 경찰대에서 오랜 기간 교수생활을 하다 2012년 대선 이후 여권의 국가정보원 동원 댓글 조작 사건을 비판하다 스스로 교편을 접고 독립했다.
표 소장은 범죄의 원인으로 “기존의 정치권에서 흔히들 (부르는) 스폰서십, 정경유착이죠”라고 꼽으며 “자신의 야심은 그대로 추구하고 싶고, 이 문제(5억원 차용증이 발견돼 빚 독촉이 있었다는 증언)는 덮고 지나가고 싶고, 그러다 결국 살인 교사라는 형태로 변질된 범행”이라고 분석했다.
표 소장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나와 먼저 “(김 의원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며 “확정판결 전까지는 누구나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이 분은 지방선거에서 이번에 당선되어 재선 서울시 의원”이라며 “법원이 심사숙고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것은 상당히 혐의가 입증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사회자는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재력가 잔혹 살인사건의 피해자 송모씨에 대해 “(자산이) 수천억원이라고, 강서구에서 대한항공 다음으로 세금 많이 내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표 소장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의원의 재선출마가 거의 확실시된 상태에서 송씨가 김 의원에게 ‘돈을 안 갚으면 이번 선거에서 떨어지도록 하겠다’, 그렇게 하니까 절박한 나머지 마지막이다, 이번에 (친구에게 살인을) 실행해야 된다, 이렇게 독촉을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표 소장은 서울시의회 의원 자리가 ‘권력’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시라면 최대의 광역시”라며 “국회의원에 버금가는 그런 자리”라고 규정했다. 이어 “형이 확정된다면, 거의 뭐 이제까지 발생했던 어떠한 강력사건 범죄 못지않게 죄질이 나쁜 범죄”라며 “인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범행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돈을 구하기 힘든 정치권의 배경을 꼽았다. 표 소장은 “여기에 덧붙여 우리 정치권의 잘못된 문화가 함께 합쳐진 것”이라며 “왜냐하면 실제로 2010년 2011년 집중적으로 5억원을 빌린 시기가 김 의원이 (초선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한 전후”라고 분석했다.
표 소장은 김 의원에 대해 “열린우리당 상근 부대변인도 지내고 야권 중진의원에 보좌관도 지냈다”라고 소개하면서 “스스로 정치인으로 자립하겠다고 나서면서 돈이 많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냈다. 정치자금 관련 동원방법이 여전히 음성적인 한국 정치의 ‘미개한’ 수준이 살인 교사 혐의라는 형태로 도출되었다는 분석이다.
표 소장은 “범죄자형 인간이 누구냐. 저한테 질문을 많이 하신다”라며 “그런데 사실은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건 정치인, 교수, 성직자마저 사실 인성적인 문제가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고, 촉발요인이 발생하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표 소장은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 드러난 박근혜정부 인사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성공, 성취보다 제대로 인성을 가다듬고 배려하고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용기를 내서 잘못을 반성하는 그런 태도가 더 중요하다”라며 “이걸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표창원 소장 트위터, 국민일보DB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