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병장, ‘그 사람’이 중심이라며 울부짖더라”

“임 병장, ‘그 사람’이 중심이라며 울부짖더라”

기사승인 2014-07-02 09:50:55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최전방 일반소초(GOP) 총기난사범 임모(22) 병장이 모 간부를 자신을 괴롭힌 주동자로 지목했다.

임 병장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열린 사람들의 김정민 변호사는 1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최초 면담 때 (임 병장이) 한 사람을 지적하면서 ‘그 사람이 중심에 있어요. 주동이에요. 그 사람이 저를 그렇게 괴롭혔어요’라며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해당 간부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

육군중앙수사단은 임 병장이 모 간부에게 뒤통수를 맞았고 자신을 빗댄 ‘비하 그림’을 보고 격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 범행 동기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임 병장은 간부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동기인 병장들도 무시했으며, 후임들도 병장 대우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 변호사는 비하 그림에 대해 “임 병장을 삐쩍 마른 사람으로 그려 희화화해놓고 주위를 온통 사람 눈으로 감쌌다. ‘우리가 다 너를 이렇게 지켜보고 있다. 너는 왕따다’라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래서 소름이 돋더라. 또 이니셜을 따서 ‘ㅂㅅ(병신)’, ‘ㅇㅌㅋ(오타쿠)’라고도 써 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관이) 임 병장에게 초소 안에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며 ‘이걸 보고 격분해서 사람을 죽였다는데 그게 말이 되냐. 또 다른 동기가 뭐냐’라고 추궁을 했다. 그 순간부터 임 병장이 조사를 받기 힘들어했다. 고통이 밀려오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임 병장은 GOP 특성상 종교 활동도 할 수 없었고, 정신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대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를 당해왔다”며 “입대할 때 기록카드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말을 썼지만 부대에서 임 병장에게 이에 대해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임병장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임 병장은 사람을 죽이는 지경까지 가면서 절규하고 있다. 그런데도 못 들어주겠다는 거다. ‘네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건데 평소에 얘기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오히려 제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임 병장은 반성하고 있다. 사람을 죽였는데 반성하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그런 처우를 받았다는 것을 지금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의 행동은 그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그러니까 죽음으로 끝내려고 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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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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