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흉기를 허리에 차고 다니며 6시간30분 동안 3차례나 강도행각을 벌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택시 운전기사와 편의점 직원 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정모(23)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2시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택시를 타고 명동으로 향하던 중 길이 30㎝ 상당의 흉기를 운전기사 김모(53)씨 옆구리에 대고 위협하며 현금 4만원을 빼앗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차 범행 후 정씨는 30㎝와 15㎝ 흉기 2자루를 허리에 차고 너비 10㎝ 상당의 표창을 몸에 지닌 채 여점원만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 잇따라 강도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오후 6시27분 서울 중구청 인근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같은 방법으로 흉기를 꺼내어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다. 그러나 손님이 들어와 미수에 그쳤다. 범행을 포기하지 않은 정씨는 오후 6시33분 길 건너편의 또 다른 편의점에 들어가 여점원을 향해 흉기를 꺼내 위협하고 현금 4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정씨는 지난해 군 복무 중 훈련지를 이탈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서울 수도권 소재 대학을 다니다 휴학한 정씨는 인터넷 게임에 등장하는 도검 등을 실제 호신용으로 수집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이태원과 청계천 주변의 철물점, 노점상 등에서 표창, 비수 등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4일에는 경기 파주시의 한 음식점에서 ‘식당 앞에 주차된 승용차 열쇠와 현금을 내놓으라’며 소지한 흉기로 주인을 위협하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치료기회 부여’를 이유로 기각했다.
정씨는 혹여나 구속영장이 다시 신청될까 두려워 도피를 시작했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7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정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혜화동 부근 편의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20만원을 빼앗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여죄를 수사 중이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