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강기능식품 규제완화추진에 안전 대책은 ‘뒷전’

정부, 건강기능식품 규제완화추진에 안전 대책은 ‘뒷전’

기사승인 2014-07-09 08:50:00
2013년 9월 서울에 거주하는 정모(20,여)씨는 건강기능식품인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후 숨쉬기가 곤란하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과호흡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같은 해 3월 장모(57, 여)씨는 여성 갱년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후 가려움과 발진 등 부작용을 겪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건강기능식품 규제개선 및 시장 활성화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안전 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업무보고에서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건강기능식품의 규제완화로 인한 부작용 사례를 지적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이목희 의원은 “정부의 방침대로 슈퍼, 심지어 자판기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살 수 있게 되면 오남용과 함께 부작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교육받은 영업 판매원을 통해 제품 설명을 받고, 구매해서 사용하면서도 오남용과 부작용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가 불가능한 슈퍼나 자판기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건강기능식품의 안전 관리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도 건강기능식품 관련 부작용 사례가 보고 됐으며, 소비자원을 통한 건강기능식품 관련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건강식품관련 소비자위해정보는 올 들어 1∼3월에만 179건으로 집계됐다.

CISS 위해정보는 위해정보 지정기관들이 제출한 정보와 소비자 상담창구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주로 다이어트식품, 홍삼제품, 솔잎이나 마늘 등의 식물추출물발효제품, 인산제품, 프로폴리스나 영양보충용제품, 태반, 알로에제품으로 인한 위해정보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소비자원이 2011년에 들어온 건강식품 소비자위해정보를 분석한 결과, 716건의 부작용 사례 가운데 위장관 장애가 310건(36.1%)으로 가장 많았고, 피부질환 118건(13.7%), 뇌신경계 장애 101건(11.8%), 간 신장 비뇨기계 장애 26건(3.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목희 의원은 “자판기를 통해 과다 구매, 과다 섭취가 이뤄질 경우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대안 역시 부재한 상태로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과 다르게 약효나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제품만을 인증한 것으로 위험에 대한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해 관련 산업을 진흥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챙기는 것이 식약처의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이영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