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외여행 금지? 여기가 북한이냐?”

“공무원 해외여행 금지? 여기가 북한이냐?”

기사승인 2014-07-10 14:35:55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해외여행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에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9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공무원들이 7~8월 여름휴가 기간에 해외여행을 가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총리실은 300여개의 산하 공공기관에도 “직원들이 국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지도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각 부처는 내부 통신망은 물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지시사항을 공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성된 숙연한 분위기 유지와 내수활성화가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공무원 해외여행 금지 지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에도 정홍원 국무총리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해외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은 “여기가 북한이냐” “이게 민주주의 국가가 맞느냐”며 헛웃음을 짓고 있다. 한 네티즌은 “왜? 양파값 폭락했으니 공무원들은 양파 반찬만 먹으라고 하지”라며 비꼬았고, 어떤 네티즌은 “어이없다. 그럼 국회의원들부터 먼저 솔선수범하라”며 날을 세웠다.

수많은 댓글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는 헌법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꼬집은 글이 눈길을 끈다. 이 네티즌은 “대한민국 헌법 17조에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근무시간도 아닌 휴가 중 개인경비로 여행가는 건 개인의 사생활이다. 명백한 위법이다. 이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도 무시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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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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