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트로피는 독일에게 돌아갔다. 독일은 대표팀 유니폼에 네 번째 별을 달았다. 그러자 축구팬들은 재미있는 가설을 내놨다. 2002 한·일월드컵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2006 독일월드컵 우승국은 이탈리아였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 14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가만히 보면 순서가 익숙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과 토너먼트에서 맞붙은 상대들이다.
당시 한국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와 맞붙어 연장 접전 끝에 2대 1 골든골 승리를 거뒀다. 다음 8강전 상대는 스페인이었다. 스페인과는 연장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결국 패널티킥까지 가 5대 3으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대망의 4강전에서 독일에 맞섰지만 0대 1로 패하며 우리나라 ‘월드컵 신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신기하다. 징크스 하나 추가되는 건가?” “재밌는 우연이다” “그럼 다음 우승국은 터키?”라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물론 이를 두고 ‘징크스’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유난히 많은 월드컵 징크스가 깨져서 나온 우스갯소리로 보인다.
먼저 유명한 ‘펠레의 저주’가 힘을 못 썼다. 펠레는 이번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독일이 아르헨티나보다 뛰어난 전력”이라며 독일의 우승을 점쳤다. 또한 자국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당한 브라질에 대해선 “역대 최고의 수비진을 구축했다”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남미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유럽팀이 우승한 적이 없다는 징크스 역시 깨졌다. 또한 브라질을 잡은 팀이 우승을 못 한다는 얘기도 더 이상 언급되기 힘들어졌다. 4강전에서 브라질에 1대 7 치욕을 안긴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