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수학여행을 와서. 나는 꿈이 있는데. 나는 살고 싶은데. 내가 진짜 X 욕도 나오고. 울 것 같은데. 진짜 뉴스에 이 영상 보낼 겁니다. 나 무섭다고. 구조대가 오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냐고요. 해경이 다 왔다고 하는데 나 살고 싶어요. 구조대가 와도 300명을 어떻게 구합니까. 진짜 무섭고”
“내가 이 급박한 상황을 방송사에 보내서 세월호를 고발하겠습니다. 이 배한테 손해배상 청구 받을 거예요. 지금 영상에 많은 것을 남깁니다. 제가 지금 무서운 것을 발견했는데, 제가 지금 입고 있는 구명조끼는 1994년도에 만든 겁니다. 이거 어떡해요, 10년 됐어요. 울고 싶습니다.”
공포에 떠는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김동협군의 유가족이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참여 호소 기자회견이 끝난 후 언론에 공개한 이 영상엔 죽음을 직감한 아이들의 공포와 분노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김군 등 세 명의 아이들은 침착하게 상황을 전하다가도 불안해합니다. 애써 진정했다가도 울먹이기를 반복합니다. 두려운 감정을 애써 숨기기 위해 “살고 싶다”고 큰 소리로 여러번 외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즉석에서 작사한 랩을 부르며 어른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합니다.
“내가 지금 탄 세월호, 나는 갔어야 했어 네스호. 이런 미친놈들의 항해사. 너 때문에 난 즉사. 이런 길속에 난 묻혀. 넌 나를 못 쳐. 내가 니들 뺨을 쳐. 니들은 내 등을 쳐”
김군 등은 정확하게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것을, 또 이대로 구조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귓가에 울리는 아이들의 원망어린 절규, 우리가 세월호 침몰참사를 잊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동협군 유가족이 공개한 세월호 미공개'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