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됐지만 도피자금 20억의 행방이 묘연해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도피 생활을 위해 가방에 20억여원을 챙겨 다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발견된 유 젼 회장 시신 근처에서 도피자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2차장검사 김회종)은 지난 5월4일쯤 도피 중이던 유 전 회장에게 전남 순천 일대 토지와 건물을 판매한 A씨로부터 그가 여행용 가방에서 2억5000만원을 직접 꺼내 부동산 매입대금을 치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장기 도피를 염두에 두고 사전에 거액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2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는 술병과 약통, 옷가지 등이 발견됐을 뿐 도피자금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가방이 도피자금을 지니고 다녔던 여행용 가방과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은 20억의 행방과 관련 누군가 유 전 회장의 돈을 노리고 살해한 뒤 도주했거나 도피 중 분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지난 15일 유 전 회장 부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핵심 조력자 3명을 공개수배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내부에서 각각 ‘김엄마’로 불리는 김명숙(59·여)씨와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64·여·구속 기소)씨의 딸 박수경(34)씨,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6)씨다.
검찰 관계자는 “운전기사 양회정씨가 언제까지 유 전 회장과 있었는지, 앙씨가 보는 유 전 회장의 상태에 대한 진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