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저체온증으로 자연사했을 수도, 조력자들에 살해됐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경찰대 교수를 지낸 프로파일러 표 소장은 22일 YTN라디오와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병언의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물품 중에 눈에 띄는 게 나무지팡이”라며 “처음부터 거동이 자유롭지 않아서 가지고 다녔을 수도 있지만, 도주 과정에서 발목 등을 다쳤을 가능성도 있다. 도주하는 과정에서 다른 건장한 조력자들은 도주하고 유병언은 오래 걷지 못하는 상태에서 밤을 지새웠다면 저체온증 등의 자연적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 소장은 “조력자들이 유병언을 살해하고 도주했을 수도 있다”며 타살의 가능성도 열어 뒀다. 조력자들이 도주 과정에서 유병언에게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이해관계가 작동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씨의 사망 시점과 관련해선 “5월 25일쯤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표 소장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불과 보름 만에 심하게 부패한 데 대해서는 “시신의 부패라는 게 워낙 많은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며 “상처나 출혈, 동물이나 곤충, 습도를 비롯한 날씨 등이 영향으로 (시신이 보름 만에 심하게 부패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변사체의 DNA와 유병언의 DNA가 일치한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 “DNA 결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형제나 쌍둥이가 아니라면 유병언의 시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