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코리아! 만나서 반가워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왜 이 스피커 독을 구입하려고 하나요? 한국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스마트폰 주변 기기를 판매하는 미국의 한 쇼핑몰(www.meh.com)이 한국 ‘직구족’들의 난데없는 공세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 멀리 바다 건너 작은 나라에서 주문이 쇄도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이 쇼핑몰은 지난 25일 한국인들을 위해 특별히 한국어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휴대폰을 충전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훨씬 더 나은 방법들이 있지 않나요? 아니면 다른 제품을 구입하는 건 어떠신가요?(그러면... 앙대요! 흑)”
한국인들의 ‘폭풍 구매’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지 이 사이트는 심지어 이런 질문까지 던졌습니다. 이 사이트는 번역가에게 의뢰해 한국어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국어에 대해선 무식하다며 다소 어색한 문장을 나열하면서도 ‘앙대요!’ 같은 유행어까지 쓰다니, 재미있습니다.
소동은 이 회사가 물건을 인터넷에 싸게 올렸기 때문에 벌어졌습니다. 한국 쇼핑몰에서는 최저가가 12만원인데 이 사이트는 겨우 15달러(약 1만5000원)에 판매했으니 말이죠. 해외 배송비를 고려한다고 해도 1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으니 직구족으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을 겁니다.
직구족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많은 이들은 미국 쇼핑몰이 대놓고 한국을 언급한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한국을 특별한 고객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반면 한국 유통업자들은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어떻게 열 배 가까운 가격으로 파는 거죠?”라는 반감 섞인 댓글이 많습니다.
해외 직구는 이제 유행을 넘어 대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배송이 오래 걸리거나 AS가 불편해도 이를 감수할 만큼 가격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겠죠. 스마트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지 않으려면 국내 기업들이 진짜 변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