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도피조력자 박수경(여·34)씨가 검찰 조사 중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조사에 협조적이었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5일 검거 당시 수갑을 차고도 당당했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박씨는 “왜 꼿꼿한 자세였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느닷없이 체포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렇게 하고 있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박씨는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두 아이를 보모에게 맡기고 대균씨의 도피를 도왔다. 현재 남편과는 이혼소송 중이다. 박씨가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건 자신의 어머니인 ‘신엄마’ 신명희(64)씨의 부탁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균씨는 1층에서, 박씨는 2층에서 잠을 자는 등 공간을 나눠 썼다. 둘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세간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그런 부분은 조사 대상 밖”이라고 밝혔다. 구원파 관계자들도 단순 조력자 이상이 아니냐는 의혹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태권도 공인 6단인 박씨는 국제심판으로도 활동했다. 2000년대 중반 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했을 당시 1년여 동안 대균씨의 작품 활동을 돕기도 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균씨를 ‘유조백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예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백은 대균씨의 전공인 조소의 ‘조’에 화가를 뜻하는 화백의 ‘백’을 붙인 것이다.
이날 오후 인천지법은 대균씨와 박씨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