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교사 짝사랑한 망상장애男, 결혼소식에 격분 살해… ‘사상 최장 35년형’

女교사 짝사랑한 망상장애男, 결혼소식에 격분 살해… ‘사상 최장 35년형’

기사승인 2014-07-29 07:15:55

고교 때부터 짝사랑했던 여선생님을 수년간 스토킹하다 결혼한다는 말에 잔인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김우수)는 지난해 전 고교 상담교사 A씨(사망 당시 34세)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모(22)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장치 20년 부착, 성폭력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징역 35년은 유기징역 선고 사상 최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2009년 9월 처음 만난 A씨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자 호감을 느끼고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년간 “마음을 받아달라”며 쫓아다녔다. A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유씨는 연락이 될 때까지 A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주거지를 찾아가는 등 스토킹을 일삼았다.

유씨는 이후 부모님에 의해 대안학교를 그만두게 되자 2011년 2월 자신이 A씨와 사귀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학교 관계자들에게 배포했다. 유씨의 이상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A씨에게 ‘살해하겠다’ ‘강간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400여 차례 보내는가 하면 A씨를 만났을 땐 목을 조르며 성폭행까지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결국 ‘망상장애 의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해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안학교 동문으로부터 A씨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스토킹을 시작, A씨를 흉기로 십여 차례 찔러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간호학도로 해부학 등을 배운 피고인이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해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유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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