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뻥튀긴 ‘4대강 로봇물고기’… 혈세 57억원은 어디로?

성능 뻥튀긴 ‘4대강 로봇물고기’… 혈세 57억원은 어디로?

기사승인 2014-07-30 21:11:55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수질관리 목적으로 개발한 로봇물고기가 감사원 감사 결과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R&D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4대강 사업이 수질오염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에 3년간 60억원 상당을 투입해 로봇물고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로봇물고기 개발을 지원한 산업기술연구회는 개발 완료 후 최종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연구목표 달성도와 기술·경제적 우수성 항목에 총 86.2점을 매겨 사업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로봇물고기는 하천에 투입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최종평가위원회는 최종 결과보고서에 누락된 지표를 애초 사업계획서에 나온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수치를 속여 발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성능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며 모든 로봇물고기가 목표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유영속도는 1초에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감사원 테스트에서는 불과 23㎝ 이동했다. 또한 로봇물고기엔 수온·산성도·전기전도도·용존산소량·탁도 등 5종의 생태모니터링 센서가 장착돼야 하지만 탁도 측정센서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 테스트 도중 센서가 장착된 로봇 작동이 중단돼 전기전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 모두 측정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생산기술연의 로봇물고기 연구책임자가 연구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수중로봇 금형 작성을 계획해 8900만원의 연구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도 추가 적발했다. 감사원은 로봇물고기 연구책임자를 포함한 생산기술연 연구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로봇물고기 연구 과제의 재평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4대강 로봇물고기 사업엔 약 57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4대강 로봇물고기, 57억원은 어디로 갔나” “4대강 로봇물고기, 또 하나의 사기” “4대강 로봇물고기, 고철덩어리를 만들었구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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