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기술위원장은 31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회견을 열어 “기술위원회 회의 결과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3명은 모두 외국인 감독”이라고 밝혔다.
차기 감독 후보로 오른 인물은 한국인 감독이 17명, 외국인 감독이 30명이었다. 기술위는 차기 감독 요건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 대륙 지역별 선수권대회를 지휘한 경험 ▲월드컵 예선을 홈, 원정경기 형태로 치러 본 경험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이상 오른 경험 ▲K리그와 공존하기 위해 클럽 팀을 이끌어 본 경험 ▲교육자로서 유소년 지도 등 프로그램들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정한 뒤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위원장은 “요건들에 맞춰 추리다 보니 외국인 감독 3명이 우선순위에 놓여 있었다”며 “이제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이름을 공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기술위는 최대한 빨리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연봉을 얼마나 줘야 할지는 고려하지 않았다”며 “아직 우선협상 대상자들의 요구 조건을 모르고 있다. 협상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과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술위는 3명과 접촉한 후 모두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기술위는 신임 감독에게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까지 맡기기로 했다. 만일 최종예선을 통과하면 본선까지 맡기는 옵션을 넣을 예정이다.
축구협회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히딩크 감독 같은 명장을 영입해 장기계약을 하고 전권을 줘야 한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학연, 지연, 명성 등을 모두 무시하고 실력과 가능성을 보고 선수를 선발해 4강 신화를 이뤘다. 히딩크 감독 덕분에 한국축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축구를 맡은 움베르토 코엘류(2003년 2월~2004년 4월·포르투갈), 조 본프레레(2004년 6월~2005년 8월), 딕 아드보카트(2005년 8월~2006년 6월), 핌 베어백(2006년 7월~2007년 8월·이상 네덜란드) 등 외국인 감독들은 대부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충분한 시간과 전권을 부여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