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한국형 농구’로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재학(사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국내 최종 평가전에서 70대 71로 아쉽게 패했다. 대표팀은 뉴질랜드와 원정 평가전 3경기, 국내 평가전 2경기를 치러 2승3패를 기록했다.
‘유재학호’는 25일과 27일 치른 대만과의 2차례 평가전까지 합하면 국내 평가전에선 3승1패를 거뒀다. 평가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대표팀은 다음 달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과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막판 담금질에 나선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한국형 농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신체 조건이 외국보다 떨어지는 한국은 선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해 왔다. 유 감독은 이런 전술로는 중국이나 중동 팀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형 농구를 연구했다. 수비에선 전면 압박을 통해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공격에선 빠르게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속공으로 쉽게 득점을 올리는 것이 그것이다.
유 감독은 한국형 농구에 적합한 선수들을 불렀다. 선수와의 친분이나 선수들의 명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브라질월드컵 축구 대표팀에서 논란이 된 ‘엔트의리’와 달리 경쟁력 있는 선수들로 명단을 꾸린 유 감독은 수년째 대표팀을 이끌며 꾸준히 전력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대표팀은 세계랭킹 19위의 강호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한편 평일 낮에 경기가 열린 마지막 평가전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에는 6523명의 관중이 찾아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