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와 UN Women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에 아프리카 국적의 학생이 대거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터넷이 들끓었다.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한국에 전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또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저는 덕성여대 재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덕성여대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예정된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학생과 학교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우려됐던 시민과 재학생들의 반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자 네티즌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만에 하나 우리나라 사람에게 전염되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이건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강행하는 이유가 뭐냐” 등의 댓글을 달며 학교 측과 재학생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전날 오후 12시30분 자신의 신분을 덕성여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황모씨가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답답하고 억울한 학우들의 심정을 부족하나마 대변하고 싶었다”는 글을 올렸다.
황씨는 “덕성여대에서 2012년부터 시작한 큰 대회로 올해 초부터 행사를 준비했다”며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소식에 대회 취소요구가 잇따랐다. 덕성여대 관계자 역시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알았기 때문에 발병자가 있는 나이지리아에 참가 취소를 공지했고 질병관리본부와 인천 국제공항에 입국자 명단을 보내 절대 안전에 있어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학우 중 한 명이 다음 모 카페에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덕성여대가 독단적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을 초청한다는 잘못된 게시글을 올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며 “중대한 문제가 알려지는 것에 동의하지만 억울한 유언비어가 퍼져 학교와 학생들이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받고 있는 게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황씨는 “아프리카 학생 500명이 참석한다는 등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이야기의 95%가 유언비어이자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네티즌들이 말하는 것처럼 덕성여대가 돈과 명예에 미쳐 대회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유언비어에 현혹되기보다 도움을 부탁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덕성여대 측은 이날 세간의 우려에 대해 해명하고 학교 측 입장을 밝히기 위해 개회식 중간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은 “500여명의 참가자 중 에볼라 발병 국가에서 온 사람도, 발병한 사람도 없다. 발병국인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은 초청을 정중히 철회했다”며 “철저히 준비했고 학교 역시 학생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만큼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우려는 거두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