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사망한 윤모(20) 일병 사건의 여파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 - 진짜 사나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진짜 사나이 측은 ‘군대 미화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목소리에 대해 “폐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MBC 시청자 게시판엔 윤 일병 사건을 거론하며 진짜 사나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진짜 사나이를 보고 아들을 군대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안심했는데 이래서 어느 부모가 군대 보낼 수 있겠느냐” “회비 내고 2박3일 경험하는 해병대 캠프랑 비슷한 수준이다” 등의 글을 올렸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도 프로그램 폐지를 청원하는 글이 올랐다.
그러나 MBC 측은 프로그램은 계속 제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MBC 예능을 총괄하는 원만식 본부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한사람으로서 윤 일병 사건은 정말 가슴 아프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진짜 사나이는 지난 1년 3개월 동안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존폐에 윤 일병 사건이 영향을 줄 순 없다”고 말했다.
진짜 사나이 제작진도 “군부대가 여러 가지 폐단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군대 내 좋은 면들을 보여주면서 따라 하게끔 만드는 게 우리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방송된 진짜 사나이는 군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일조한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GOP 총기난사사건과 윤 일병 사건 등 군대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성과 공감대가 떨어지고 있다.
반면 “진짜 사나이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이라며 “프로그램의 존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병영문화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