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틀면 한숨 나오는 뉴스만 쏟아집니다. 경남 김해 여중생 살인,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 등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데요. 오랜만에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100일을 맞아 부산경찰청이 고3 수험생들에게 깜짝 이벤트를 펼친 겁니다.
부산경찰청은 5일 유튜브에 ‘고3 수험생 1인 1닭 깜짝 카메라(feat 부산경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에는 페이스북 10만명 방문기념 이벤트 ‘소원 들어주기’에 당첨된 고3 학생들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난달 29일 부산 다대고등학교 3학년 4반 교실에 난데없이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학생들은 단순히 ‘청소년 일탈방지 선도교육’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학생들은 교실에 있는 TV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화면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학부모들의 영상 편지가 등장했기 때문이죠.
학부모들은 영상을 통해 자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고, 교실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는데요. 부산경찰청 포돌이 홍보단이 준비한 축하공연에 학생들은 이내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다. 이 이벤트는 이 반에 있는 황수빈양과 김주영양 덕분입니다.
지난달 2일부터 1주일간 진행된 이벤트에 두 학생의 소원이 당첨된 거죠. 경쟁률도 꽤 높았는데요. 부산경찰청은 762건 중 ‘수능 134일을 남겼는데 1인당 1통닭으로 응원 해달라’는 두 학생의 소원을 채택했습니다. 학생들은 댓글을 단 사실조차 잊어버렸지만 경찰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약속대로 학생 1명당 1마리씩 통닭을 전달했고, 이벤트는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됐죠.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페이스북 방문자 10만명 돌파기념으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힘들어하는 고3 수험생에게 잠시나마 힘을 북돋아줄 수 있어 보람 있었다”고 전했는데요.
네티즌들도 가뜩이나 안 좋은 소식이 가득한데 훈훈한 이야기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에는 “경찰도 경찰 나름이네요” “아이들 힘든 시기에 정말 큰 힘 됐을 듯” “센스 있는 부산경찰 짱이다” “이런 데 쓰는 세금이라면 조금도 아깝지 않다” 등의 반응이 많았습니다.
잠시나마 즐거웠던 학생들을 생각하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부산경찰청은 평소에도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SNS의 좋은 예’ 아닐까요?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