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억수르, 코너명 이어 캐릭터 이름 변경까지 ‘수난시대’

‘개콘’ 억수르, 코너명 이어 캐릭터 이름 변경까지 ‘수난시대’

기사승인 2014-08-06 17:54:55

KBS 2TV ‘개그콘서트’의 ‘억수르’가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름 한 번 잘못 지었다가 고생 중인데요. 코너 명에 이어 캐릭터 이름까지 바꾼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KBS 관계자는 6일 “‘억수르’는 이날 오후 녹화부터 ‘무엄하다드’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일부에서 ‘무엄하다드’란 이름이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Muhammad)를 연상, 이슬람권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슬람권 배려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억수르’는 석유재벌 만수르를 패러디한 코너입니다. ‘무엄하다드’는 정해철이 연기 중인 억수르(송준근) 아들 캐릭터인데요. 어떤 이름으로 바꿀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마르다’(김민경), ‘나미다’(오나미) 등 딸 캐릭터 이름은 계속 사용한답니다.


‘억수르’는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렀습니다. 본래 코너명은 실제 이름을 그대로 딴 ‘만수르’였죠. 그런데 지난달 20일 한국석유공사의 요청에 의해 코너 이름을 ‘만수르’에서 ‘억수르’로 변경했습니다. 첫 방송 후 일주일 만이었는데요. 국제석유투자회사(IPIC)의 사장이자 아랍에미리트 부총리인 만수르의 이름을 따온 것이 자칫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서양에서 아시아인 특징 비유해서 개그하면 인종차별 얘기 나오잖아. 저건 옳은 결정이다” “사과하는 게 맞는 듯. 그쪽에서 알면 석유 거래하는데 문제 생긴다” “무하마드 잘못 언급해서 테러 당하는 사례가 한 두 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나” “KBS는 국민들 눈치는 안보면서 외국 눈치만 보네” “‘무하마드’랑 ‘무험하다느’는 엄연히 다른 의미인데 공산당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우리말도 제대로 못쓰네. 저건 언어유희 아닌가” “이렇게까지 바꾸고 없애고 눈치 보면서 할 개그인가”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외교문제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종차별 논란도 조심해야 합니다. 개그는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합니다. “개그는 개그일 뿐. 지킬 건 지키되 눈치는 보지 맙시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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