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2·레버쿠젠)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의 금메달 전망은 물론 손흥민의 병역 문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3일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협조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날 레버쿠젠으로부터 받았다”며 “레버쿠젠은 손흥민이 중요한 전력이라는 점을 들어 대표팀 합류를 허락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협회는 오는 14일 대표팀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레버쿠젠이 하루 안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사실상 무산된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23세 이하 선수들을 구성해야 하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는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이끌어야 하는 중책까지 맡을 수 있다. 이광종(50) 감독도 손흥민을 핵심 전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금메달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레버쿠젠은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일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레버쿠젠은 오는 20일과 28일 덴마크 코펜하겐과 본선 출전권을 걸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레버쿠젠이 아시안게임 출전을 허가한 상황에서 코펜하겐에 승리할 경우 손흥민이 없는 상태로 대회 본선을 시작하게 된다.
이용수(55) 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 12일 회의에 앞서 “손흥민이 조별리그부터 시작하면 좋겠지만 소속팀의 협조가 어렵다면 토너먼트부터 합류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 위원장의 입장을 레버쿠젠에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도 관심이다. 손흥민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병역 혜택의 기회를 놓쳤다. 우리 대표팀은 손흥민이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전원 병역 혜택의 자격을 얻었다. 아시안게임과 단일 종목인 월드컵·아시안컵에서는 우승해야 가능한 자격이다. 손흥민에게는 2015년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안방의 이점을 갖고 출전할 수 있는 아시안게임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레버쿠젠에 서운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얻으면 구단에는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만큼 합리적으로 선택하길 바란다” “손흥민이 런던올림픽에 출전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