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요한 바오로2세 이후 25년 만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무엇일까.
방한 첫날인 14일 청와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화목문(花木紋·꽃 나무 무늬) 자수 보자기’를 받았다. 이 보자기는 한국의 토속 직물인 백색명주에 꽃과 나무 등을 수놓은 작품이다.
대전시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교황을 위해 과학도시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한빛탑 모형을 제작했다. 1993대전엑스포를 기념하는 한빛탑 모형은 가로 20㎝, 세로 30㎝ 크기로 특별 주문 제작됐다.
교황이 16일 방문하는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도 꽃동네 장애인들이 수개월에 걸쳐 자수로 짠 교황 초상화와 발가락으로 접은 종이학을 전달할 예정이다. 충북 음성군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朱木)나무 뿌리로 만든 수공예 만년필을 선물한다. ‘전 세계를 다니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충남도는 지역 대표 문화상품인 ‘철화분청사기 어문병’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교황이 아기를 안은 모습을 담은 낙화(烙畵) 초상화를 만들어 선물한다. 전통 회화 기법으로 만든 이 초상화는 충북도무형문화재 22호인 김영조씨가 가로 43㎝, 세로 56㎝, 두께 3㎝의 단풍나무에 제작했다.
충남 서산시는 17일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하는 교황에게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모형도를 선물한다. 또한 18일 교황과 만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고 김순덕 할머니(1921∼2004)가 그린 ‘못다 핀 꽃’ 그림액자를 선물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국 천주교로부터 공식 교황 선물 그림의 작가로 선정된 심순화씨가 ‘평화의 모후상’을 준비했다. 천주교 아시아 청년 대표들을 비롯해 교황을 만나는 이들도 소박한 선물을 마련해 교황에게 건넬 예정이다.
교황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로마대지도 동판화’를 선물했다. 2000년 대희년(大喜年)을 기념해 300장 한정 제작한 작품으로 바타칸 도서관에서 교황에게 헌정했다. 작품은 가로 190㎝, 세로 174㎝ 크기로 도시 로마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