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 연출 이현직)’이 막장드라마 논란에 휩싸였다. 네티즌들은 성폭행 임신에 따른 인공유산(낙태)을 갈등의 소재로 다루자 “막장드라마의 끝을 보는 것 같다”고 혀를 차고 있다.
17일 ‘끝없는 사랑’ 18회 방송에서 서인애(황정음 분)는 한광철(정경호 분)에게 인공유산을 받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극중 한광철은 서인애를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했다.
이전 이야기에서 서인애는 총리 아들 김태경(김준 분)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총리 부인 민혜린(심혜진 분)의 표적이 됐다. 서인애가 학생운동에 앞장서자 민혜린과 박영태(정웅인 분)는 이를 빌미로 건달을 시켜 서인애를 성폭행한 후 누명을 씌어 감옥에 넣었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서인애는 원치 않는 임신한 사실을 안 후 삶의 의지를 잃어 갔다. 한광철은 서인애를 살리기 위해 박영태와 거래해 병보석으로 잠시 풀려나게 했다. 병원에서 의식을 찾은 서인애는 한광철에게 눈물로 “난 살고 애는 죽이자. 감방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애 낳을 거다. 날 살릴 거면 병원에 있을 때 아이 없애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광철은 “너 아이 죽이고 못 산다. 평생 죄인으로 살 거다”며 말렸다. 그러면서 “네가 낳은 생명이면 무조건 내 핏줄이다”라며 서인애가 아이를 낳으면 아버지가 될 작정임을 내비쳤다.
인공유산을 두고 갈등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 18회가 끝났다. 한광철의 대사는 서인애의 아이까지 사랑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지만, 시청자들은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 임신에 따른 인공유산은 합법인데도 인공유산을 원하는 서인애를 ‘죄인’으로 묘사했다며 특히 불편해했다.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인애에게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다 해도 성폭행임신을 소재로 다룬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시청자들은 끝없는 사랑 시청자 게시판에 “기가 막혀서 더 이상 못 보겠다”라거나 “암세포도 생명이라 죽일 수 없다던 막장 드라마가 생각난다”라는 글과 댓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성폭행당해 원치 않는 임신까지 한다는 드라마 내용은 복수극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한다 해도 지나친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