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부인과 이혼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장남 남모 상병의 후임병 폭행·추행 사건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불운한 가족사의 악재를 더했다.
19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남 지사와 부인 이모씨는 지난 11일 이혼에 합의했다. 이씨가 지난달 28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했고 남 지시가 합의했다. 이혼조정에는 남 지사와 이씨가 참석하지 않고 양측 변호인들이 자리를 대신했다. 이씨는 위자료나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 지사와 이씨는 1965년생 동갑내기다. 1989년 결혼해 두 명의 아들을 키웠다. 아들 중 장남이 남 상병이다. 6·4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도, 투표할 때도, 당선을 확정하고 인사한 선거캠프에서도 이씨는 남 지사와 함께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남 지사는 최근 남 상병의 후임병 폭행·추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남 지사는 남 상병에 대한 수사 사실이 알려진 지난 17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이틀 만에 부인과의 이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족사의 악재를 더했다. 도정 운영에도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군 당국이 남 상병의 폭행·추행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군인권센터의 의혹 제기와 남 상병에 대한 수사를 전해 듣고도 술을 마시면서 ‘분위기 짱’이라는 식의 가벼운 글을 페이스북에 적어 불거진 비판 여론도 앞으로 남 지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군검찰이 폭행 및 모욕, 초병 폭행, 성추행, 가혹행위 및 강요 등의 혐의로 남 상병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남 상병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6사단 군사법원은 “범죄행위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했으나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한 점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범행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군검찰은 남 상병에 대한 영장 재청구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