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손흥민(22)의 소속팀인 독일 프로축구 레버쿠젠이 ‘티셔츠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손흥민의 이름을 한글로 크게 새긴 디자인이 우리 네티즌들의 냉소를 낳은 겁니다. “이름만 적어 내놓으면 팔릴 줄 아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21일 레버쿠젠의 구단 홈페이지 쇼핑몰에는 손흥민의 한글명을 붉은색으로 새긴 검은색 반팔티셔츠가 14.9유로(약 2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면 소재 100%에 ‘S’부터 ‘XXL’까지 크기도 다양합니다. 이름은 가슴 부분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큽니다. 흰색 영문명이 작게 새겨져 있지만 돋보이는 한글명에 파묻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뒷면에는 손흥민의 등번호인 숫자 ‘7’이 붉은색으로 새겨졌습니다. 디자인은 이게 전부입니다.
디자인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백이 있는 디자인도 어울리기만 하면 호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티셔츠의 경우 무성의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한글명 디자인 때문이죠. 획이 가는 굴림체를 크게 확대해 가슴 부분에 새긴 모습은 마치 워드문서로 이름만 적어 출력한 인쇄용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 네티즌의 조롱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넷에는 “무성의하다” “상술이 과하다” “동대문시장에서 5분이면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입을 수 있다” “우리 선수의 이름을 한글로 적어 내놓기만 하면 애국심으로 구입할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유럽 명문구단이 아시아 선수를 영입할 때마다 나오는 ‘티셔츠 마케팅’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출전하지 않고 홍보의 수단으로만 전락한 다른 아시아 선수들과 달리 손흥민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으니 성립하지 않는 논쟁입니다. 하지만 우리 네티즌이 레버쿠젠에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무성의하게 보일 수 있지만 독일이나 다른 언어권에서는 신기한 디자인일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글로 ‘백인’ ‘흑인’ ‘울산횟집’ ‘해병대전우회’를 새긴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이런 시각으로 보니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레버쿠젠은 티셔츠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손흥민의 한글명을 크게 인쇄했다. 당신은 어디서나 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이 티셔츠를 입으면 레버쿠젠이 제안한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을 겁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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